태어난 계절로 보는 나
같은 불 기운이라도 한겨울에 태어나면 따뜻함이 귀하고, 한여름에 태어나면 식혀 줄 물이 필요해요. 사주에서는 이것을 계절의 균형(조후)이라고 불러요.
내 생일로 정확하게 풀어 보기갑목 · 곧게 뻗은 큰 나무
- 초봄잔설 덮인 능선 위, 막 수액이 돌기 시작한 곧은 어린 나무
- 한봄잎이 무성해 서로 햇빛을 다투는 사월의 빽빽한 숲
- 늦봄비 머금은 논둑 위, 한창 키가 큰 뒤 숨 고르는 느티나무
- 초여름첫 더위가 오른 오후, 잎을 활짝 편 채 목이 마른 가로수
- 한여름한낮 불볕 아래 잎이 축 늘어진 마을 어귀 큰 나무
- 늦여름장마 끝 후끈한 흙 위에서 열매를 매단 채 버티는 과수
- 초가을첫 선선한 바람에 곧게 다듬어지는 목수의 재목
- 한가을서리 직전 맑은 하늘 아래 가지를 단정히 정리한 정원수
- 늦가을낙엽 쌓인 마른 비탈에 뿌리를 드러낸 채 선 고목
- 초겨울차가운 강가에 뿌리를 담그고 겨울을 준비하는 버드나무
- 한겨울꽁꽁 언 호수 곁에서 겨울눈을 꼭 다문 채 잠든 나무
- 늦겨울언 논바닥 아래 뿌리를 묻고 입춘을 기다리는 굵은 밑동
을목 · 풀·덩굴
- 초봄큰 나무 밑동을 감고 오르며 첫 순을 내미는 덩굴
- 한봄들판을 가득 메운 채 바람에 일제히 흔들리는 봄꽃
- 늦봄비 갠 텃밭 이랑마다 촘촘히 뿌리 내린 상추와 쑥갓
- 초여름달궈진 돌담 틈에서 꽃잎을 먼저 펼쳐 보이는 넝쿨장미
- 한여름폭염 속에서도 해를 향해 고개를 든 해바라기 밭
- 늦여름뜨거운 모래밭 가장자리를 기어가며 뿌리를 넓히는 고구마 순
- 초가을서늘해진 철제 울타리를 단정하게 휘감은 나팔꽃 줄기
- 한가을찬 바위틈에 홀로 핀 가을 들국화
- 늦가을마른 억새 사이로 겨우 남은 초록 잎 몇 장
- 초겨울차가운 개울물에 뿌리가 잠긴 채 잎을 떨군 물가 풀
- 한겨울눈 쌓인 화분 속 알뿌리가 창가 햇살만 기다리는 모습
- 늦겨울얼어붙은 밭고랑 아래 봄동이 납작 엎드려 버티는 풍경
병화 · 한낮의 태양
- 초봄동틀 무렵 안개 낀 숲 위로 막 떠오르는 해
- 한봄꽃잎 흩날리는 사월 들판을 넉넉히 비추는 봄 햇살
- 늦봄촉촉한 흙에서 김이 오르는 오후, 밭을 데우는 늦봄 해
- 초여름구름 한 점 없는 초여름 정오, 제자리에 선 눈부신 해
- 한여름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 피는 칠월 한낮의 이글거리는 해
- 늦여름소나기 그친 뒤 후덥지근한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해
- 초가을저녁 강 위로 길게 붉은 빛을 드리우는 초가을 노을
- 한가을해 질 녘 산등성이 너머로 금빛만 남기고 저무는 해
- 늦가을낙엽 태우는 연기 너머로 흐릿하게 걸린 늦가을 해
- 초겨울차가운 바다 수평선 위에 낮게 걸린 초겨울 아침 해
- 한겨울동지 무렵 짧은 낮, 얼어붙은 강을 비스듬히 비추는 해
- 늦겨울눈 덮인 들판에 빛을 흩뿌리며 점점 높아지는 늦겨울 해
정화 · 촛불·등불
- 초봄새벽 산장 아궁이에 젖은 솔가지를 넣어 살린 불씨
- 한봄봄비 젖은 풀더미 곁에서 연기만 피우는 모닥불
- 늦봄비 온 뒤 흙벽 부엌에서 가물거리는 호롱불
- 초여름여름 축제 밤, 줄지어 흔들리는 수백 개의 연등
- 한여름대낮 뙤약볕 아래 켜 둔 촛불, 빛보다 열이 앞서는 모습
- 늦여름여름밤 마당 평상 곁에서 모기향처럼 은근히 타는 불
- 초가을대장간 화덕 안에서 쇳덩이를 벌겋게 달구는 불
- 한가을가을밤 보석가게 진열장 속 반지를 비추는 작은 조명
- 늦가을추수 끝난 들녘에서 볏짚을 태우며 번지는 불
- 초겨울비바람 치는 초겨울 밤 등대 창에 켜진 작은 불빛
- 한겨울칠흑 같은 겨울밤 하늘에 홀로 또렷한 별 하나
- 늦겨울눈 쌓인 시골집 아궁이 속, 재 밑에 숨은 벌건 숯불
무토 · 큰 산
- 초봄언 땅을 뚫고 소나무 뿌리가 파고드는 이른 봄의 큰 산
- 한봄진달래가 온 비탈을 덮어 분홍으로 물든 사월의 산
- 늦봄비 그친 뒤 흙이 두텁게 쌓인 계단식 논 위의 너른 둔덕
- 초여름초여름 햇볕에 바위가 달궈져 아지랑이 피는 민둥산
- 한여름한여름 불볕에 쩍쩍 갈라진 황토 고원
- 늦여름찜통더위 속 먼지 풀풀 날리는 공사장 흙더미
- 초가을광맥이 드러난 초가을 채석장 절벽
- 한가을단풍 든 바위산 정상에 서늘한 달빛이 내린 모습
- 늦가을낙엽 진 뒤 앙상한 능선이 드러난 늦가을 험산
- 초겨울차가운 호수를 둘러싸 물을 가두고 선 초겨울 둑
- 한겨울꽁꽁 언 저수지를 품은 채 눈을 뒤집어쓴 한겨울 산
- 늦겨울서리 낀 비닐하우스 곁에서 봄 농사를 기다리는 얼어붙은 밭
기토 · 논밭·정원 흙
- 초봄서리가 채 녹지 않은 이른 봄 논, 햇볕을 기다리는 흙
- 한봄새싹이 사방에서 뚫고 올라와 들썩이는 삼월 밭
- 늦봄모내기 직전, 보송하게 갈아 둔 채 물을 기다리는 무논
- 초여름볕이 쏟아지기 시작한 오월 밭, 겉흙이 하얗게 마르는 중
- 한여름한낮 땡볕에 맨발로 밟기 힘들 만큼 달궈진 마당 흙
- 늦여름장마 끝 무더위에 뭉쳐 단단히 굳은 황토 둑
- 초가을입추 지난 서늘한 아침, 쇠 농기구가 오가는 밭 가장자리
- 한가을벼 이삭이 고개 숙인 구월 들녘의 논둑 흙
- 늦가을추수 끝난 빈 밭, 짚단 사이로 마른 흙이 켜켜이 쌓인 풍경
- 초겨울첫서리 내린 텃밭, 고랑마다 차가운 물이 고인 모습
- 한겨울얼음 밑으로 물이 흐르고 흙은 꽁꽁 언 한겨울 논
- 늦겨울눈 이불 아래 씨앗을 품고 겨울잠 자는 밭
경금 · 원석·큰 칼
- 초봄눈 녹은 산비탈에 박힌 차가운 바위, 나무뿌리가 감싸기 시작
- 한봄봄비 그친 대장간, 불 지필 장작을 기다리는 쇳덩이
- 늦봄늦봄 진흙에 반쯤 파묻혀 빛을 잃은 쟁기날
- 초여름초여름 불가마 곁에서 서서히 달궈지는 무쇠솥
- 한여름한여름 용광로 앞, 벌겋게 달아 녹기 직전인 쇠
- 늦여름늦여름 황토 가마 속에서 천천히 식어 가는 청동 종
- 초가을입추 바람이 스치는 서늘한 바위 절벽, 날 선 능선
- 한가을추분 무렵 광산 입구에 산처럼 쌓인 철광석
- 늦가을낙엽 쌓인 둔덕 아래 흙에 묻혀 빛을 잃은 옛 칼
- 초겨울초겨울 차가운 강물 속에 잠긴 쇠사슬
- 한겨울꽁꽁 언 계곡 한가운데 서리가 하얗게 낀 쇠말뚝
- 늦겨울눈 쌓인 헛간 창고에서 겨울을 나는 농기구
신금 · 세공한 보석
- 초봄봄 밭을 갈다 흙 속에서 막 드러난 흙먼지 묻은 작은 보석
- 한봄진달래 핀 계곡 물살에 씻기며 반짝이는 은빛 자갈
- 늦봄늦봄 진흙 수렁에 떨어져 반쯤 가려진 은반지
- 초여름초여름 햇살 드는 진열창 안에서 달궈진 은목걸이
- 한여름한여름 땡볕에 달궈진 모래사장에 떨어진 작은 귀걸이
- 늦여름무더운 늦여름 다락방, 먼지 속에 잠든 옛 은장신구
- 초가을입추 바람이 드는 세공실, 책상 위에 줄지어 놓인 원석들
- 한가을추석 보름달 아래 서리처럼 하얗게 빛나는 은쟁반
- 늦가을단풍 든 산길, 마른 낙엽 더미에 파묻힌 은단추
- 초겨울초겨울 맑고 차가운 강물 속에서 반짝이는 은수저
- 한겨울눈 덮인 마당에 떨어져 얇은 얼음에 갇힌 은방울
- 늦겨울소한 무렵 꽁꽁 언 흙 속 광맥에 박힌 은 조각
임수 · 바다·큰 강
- 초봄눈 녹은 물이 불어나 숲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이른 봄 강
- 한봄벚꽃잎을 싣고 둑 없이 들판으로 흩어지는 봄 여울
- 늦봄늦봄 비가 모여 둑 안에 갇힌 채 흙탕물이 된 저수지
- 초여름초여름 가뭄에 조금씩 바닥을 드러내는 넓은 강
- 한여름소서 앞둔 뙤약볕 아래 실개천처럼 가늘어진 큰 강
- 늦여름늦여름 황토 둑에 막혀 미지근하게 고인 강물
- 초가을입추 무렵 바위 골짜기를 따라 콸콸 불어나는 계곡물
- 한가을가을밤 달빛 아래 바닥까지 맑게 비치는 깊은 호수
- 늦가을늦가을 댐 수문 앞, 단단한 흙벽에 막혀 차오르는 물
- 초겨울초겨울 먹빛 바다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거센 파도
- 한겨울동지 무렵 얼음장 밑으로 소리 없이 흐르는 검고 깊은 강
- 늦겨울소한 추위에 개펄이 얼어붙어 물이 거의 멈춘 강 하구
계수 · 비·이슬
- 초봄이른 봄 새벽, 새순 끝에 맺혔다 금세 사라지는 이슬
- 한봄삼월 오후, 꽃밭을 적시며 흙냄새를 피워 올리는 봄비
- 늦봄청명 무렵, 모를 기다리는 논에 소리 없이 쌓이는 가랑비
- 초여름초여름 한낮, 달궈진 돌담 위에서 금세 증발하는 빗방울
- 한여름한여름 뙤약볕 아래 바닥이 보일락 말락 하는 옹달샘
- 늦여름무더운 칠월 저녁, 흙먼지 운동장에 떨어지는 굵은 첫 빗방울
- 초가을입추 새벽, 차가운 바위틈에서 한 방울씩 스며 나오는 약수
- 한가을한가을 새벽, 풀잎 위에서 서리로 굳기 직전인 이슬
- 늦가을늦가을 메마른 산골짜기를 적시는 차가운 가을비
- 초겨울초겨울 새벽, 호숫가를 뒤덮은 짙은 물안개
- 한겨울한겨울 밤, 처마 끝에 길게 얼어붙은 고드름
- 늦겨울소한 무렵 언 논바닥 위에 소복이 쌓인 싸락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