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태어난 갑목: 첫 더위가 오른 오후, 잎을 활짝 편 채 목이 마른 가로수
초여름 햇살을 받은 큰 나무예요. 잎을 활짝 펴서 자기를 드러내는 힘은 좋은데, 뿌리 쪽 물은 조금씩 모자라기 시작해요. 이런 사람은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발표도 곧잘 해요. 주말엔 약속을 연달아 잡는 편이죠. 대신 보여주는 데 에너지를 많이 써서, 저녁이면 방전된 채 말수가 확 줄어요. 몸의 수분처럼 마음의 여유도 금방 말라 버리니까 채우는 시간이 따로 필요해요. 팁: 매주 하루는 아무 약속 없는 날을 달력에 먼저 박아 두세요.
나에게 필요한 온도
달아오른 몸을 식혀 줄 시원한 물기와, 재능을 또렷하게 비춰 줄 작은 불빛이 필요해요
왜 이렇게 풀었나요
사월은 불기운이 올라오는 때로, 월지 사화가 식신(내 재능을 드러내는 기운)이고 12운성은 병(기운이 약해지는 단계)이에요. 궁통보감은 이 갑목에 계수(癸, 비)를 먼저 써서 뿌리를 적시고 정화(丁, 등불)를 다음으로 봐요. 경금(庚, 쇠)을 함께 쓰는 해석도 있지만 물이 우선이라는 점은 대부분 같아요.
사주의 달은 양력 달력이 아니라 절기로 나뉘어요. 4월(사월)은 초여름에 해당해요.
갑목 일간의 다른 계절
- 초봄잔설 덮인 능선 위, 막 수액이 돌기 시작한 곧은 어린 나무
- 한봄잎이 무성해 서로 햇빛을 다투는 사월의 빽빽한 숲
- 늦봄비 머금은 논둑 위, 한창 키가 큰 뒤 숨 고르는 느티나무
- 한여름한낮 불볕 아래 잎이 축 늘어진 마을 어귀 큰 나무
- 늦여름장마 끝 후끈한 흙 위에서 열매를 매단 채 버티는 과수
- 초가을첫 선선한 바람에 곧게 다듬어지는 목수의 재목
- 한가을서리 직전 맑은 하늘 아래 가지를 단정히 정리한 정원수
- 늦가을낙엽 쌓인 마른 비탈에 뿌리를 드러낸 채 선 고목
- 초겨울차가운 강가에 뿌리를 담그고 겨울을 준비하는 버드나무
- 한겨울꽁꽁 언 호수 곁에서 겨울눈을 꼭 다문 채 잠든 나무
- 늦겨울언 논바닥 아래 뿌리를 묻고 입춘을 기다리는 굵은 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