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에 태어난 을목: 비 갠 텃밭 이랑마다 촘촘히 뿌리 내린 상추와 쑥갓
늦봄 촉촉한 밭에 자리 잡은 풀이에요. 한창 뻗은 뒤라 이제는 흙을 꽉 붙잡고 실속을 챙기는 단계죠. 이런 사람은 가계부 앱을 두 개씩 쓰거나, 할인 쿠폰을 꼼꼼히 챙기는 생활력이 있어요. 회사에서도 맡은 일의 범위를 정확히 알고 자기 몫을 확실히 해내요. 그런데 흙이 넉넉한 만큼 눌러앉기도 쉬워서, 익숙한 자리를 떠나는 결정은 오래 미뤄요. 팁: 일 년에 한 번은 전혀 안 해 본 분야의 수업을 하나 들어 보세요.
나에게 필요한 온도
두꺼운 흙 속까지 스며들 빗물과, 잎을 키워 줄 한낮의 햇살이 필요해요
왜 이렇게 풀었나요
진월은 흙이 두터워지는 봄 끝자락으로, 월지 진토가 정재(성실하게 모으는 재물 기운), 12운성이 관대(갓 성인이 되어 옷을 갖춰 입는 단계)예요. 궁통보감은 을목에 계수(癸, 비)를 먼저 주고 병화(丙, 태양)를 곁들이라고 해요. 흙이 너무 많으면 무토를 덜어 낼 갑목을 쓰기도 해요.
사주의 달은 양력 달력이 아니라 절기로 나뉘어요. 3월(진월)은 늦봄에 해당해요.
을목 일간의 다른 계절
- 초봄큰 나무 밑동을 감고 오르며 첫 순을 내미는 덩굴
- 한봄들판을 가득 메운 채 바람에 일제히 흔들리는 봄꽃
- 초여름달궈진 돌담 틈에서 꽃잎을 먼저 펼쳐 보이는 넝쿨장미
- 한여름폭염 속에서도 해를 향해 고개를 든 해바라기 밭
- 늦여름뜨거운 모래밭 가장자리를 기어가며 뿌리를 넓히는 고구마 순
- 초가을서늘해진 철제 울타리를 단정하게 휘감은 나팔꽃 줄기
- 한가을찬 바위틈에 홀로 핀 가을 들국화
- 늦가을마른 억새 사이로 겨우 남은 초록 잎 몇 장
- 초겨울차가운 개울물에 뿌리가 잠긴 채 잎을 떨군 물가 풀
- 한겨울눈 쌓인 화분 속 알뿌리가 창가 햇살만 기다리는 모습
- 늦겨울얼어붙은 밭고랑 아래 봄동이 납작 엎드려 버티는 풍경